수만휘카페 글입니다.
1. 입시결과 요약(합격 또는 불합격한 대학명/ 학과 / 전형)
서울대학교/의예과/일반전형 합격
가톨릭대학교/의예과/학교장추천전형 합격
2. 출신고교의 종류 / 성별(성별이 영향을 주는 전형이 아니면 적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반고/여
3. 내신/수능 점수
전과목 1.11
국영수사과 1.09
국영수과 1.06
4. 스펙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의예과 수시 일반전형으로 합격
5.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쉬운 길로 가지 말고 가장 어려워도 도전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6. 수험 수기(작성하시고 픈 분만 작성하셔도 됩니다.)
안녕하세요?저는 올해(2024학년도)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수시 일반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입니다. 찬란하고 치열했던 입시를 마치고 여러분께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제가 이토록 치열하게 고등학교 3년을 살아올 수 있던 원동력은 언젠가 책에서 본 이 문장이었습니다.
“쉬운 길로 가지 말고 가장 어려워도 도전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특히 예비고1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3년동안 생활하면서 여러 난관들이 닥쳐올 수 있습니다. 저또한 그랬고요. 그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상황을 ‘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바라보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입시 성공의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고등학생 때 ‘자신감, 겸손, 그리고 감사’의 태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면 내적으로도 성숙한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고, 이또한 입시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제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신입생이었을 때 가장 큰 두려움의 대상은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였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가장 치열한 등급 경쟁의 시험이지만 가장 쉬운 시험’, 또 ‘앞으로의 공부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시험’으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원점수는 제가 3년간 치렀던 내신시험에서 가장 높았지만 등수는 가장 낮았던 시험이었습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자신이 기대했던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진로를 변경하거나, 낙담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그 시험지를 다시는 쳐다보고도 싶지 않겠지만, 또 중학생 때처럼 시험 끝나고 친구들이랑 놀고 싶겠지만, 곧장 집으로 와 자신이 푼 따끈따끈한 시험지를 다시 펼쳐서 <시험지 분석&복기&시험 후기>를 정리해보는 게 어떨까요? 항상 기말고사에서 중간고사 성적을 뒤집은 저로서(^^;;) <시험지 분석&복기&시험 후기>이 저만의 내신성적 향상 비결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치밀하게 <시험지 분석&복기&시험 후기>를 정리하다 보면, 출제자 선생님께서 주목하시는 부분, 내 공부법의 문제점, 내 시험운용에서의 보완할 점 등등이 보입니다. 어떠한 학원과 과외 수업보다 값진 작업, 어느 누구도 해줄 수 없는 성적 향상의 치트키입니다. 단기적인 ‘쾌락’보다 장기적인 ‘행복’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보는 것이 훨씬 가치있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5, 6월에는 소위 말해 ‘비교과 활동’ 시기가 다가옵니다. 학생들마다 천차만별이기에 길게 말씀드릴 것은 없고 비교과에 대한 한 가지 조언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제발 인터넷에서 주제 검색하지 마세요!! 제일 하면 안되는 게 인터넷에 “oo학과 지망인데 oo과목 세특 보고서 주제 추천해주세요ㅠㅠ” 이런 거 올리고 수동적으로 비교과 챙기는 것, 또 너무 과도하게 진로와 엮으려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친구들이 비교과 활동이 ‘귀찮다’고 여기는 것이 저는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귀찮아서 대충 하지 말고, 내신과 수능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입시와 직결된 부분이라고 여기는 태도를 갖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비교과 활동을 하면서 저는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고등학교 생활을 하며 이것이 유일하게 진정한 ‘앎의 희열’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하며 제가 참여한 모든 교내 프로그램과 주제탐구 수행평가에 최선을 다해 열정을 쏟았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을 하며 일종의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3년 동안 탐구과정에서 오차나 놓쳤던 변인들에 대한 피드백을 하는 저의 모습에서 저는 보완 과정을 통해 학문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답니다!
내신, 수능공부하랴 비교과 챙기랴 시간이 정말 부족하겠지만 밤잠을 줄여서라도 "진심"과 "학생다움"을 생기부에 녹여서 치열한 고민의 흔적과 깊이있는 탐구력을 보여주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비교과 활동할 때 { 독서능력, 봉사활동, 교과 간 융합능력, 영어능력, 코딩능력 } 중 몇 가지 능력들이 같이 엮일 수 있도록 활동계획을 세밀하게 세우고, 계속 제 탐구에 의문을 던지며 이 탐구에서 또 다른 탐구를 파생시켰습니다. 또 면접 때 꼬리질문 나올 수 있으니까 그냥 멋져보인다고 과하게 어려운 탐구는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세특, 창체기록에 저만의 독창적인 생각들이 녹여져 있어서 서울대가 알아봐준 것 같습니다.
교외 프로그램, 독서활동, 교외 봉사활동 기록이 더 이상 대입에 반영되지 않지만 저는 충분히 생기부에 독서와 봉사를 녹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진로와 연관된 교외 프로그램을 능동적으로 찾아보며 다음 학기, 다음 학년도의 비교과 활동에 활용해 본다면 어떨까요? (저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한국뇌캠프’라는 교외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고등학교 2학년 생명과학I 세특 활동에 활용했습니다) 단순히 ‘독서기록장’을 쓰는 것보다, 주제탐구 활동의 참고문헌으로 ‘책’을 활용하면 어떨까요?(제 세특은 거의 다 이렇게 도배되어 있습니다) 교내 봉사만 참여할 것이 아니라 교외 봉사에 참여하며 이를 주제탐구 활동과 연계해보면 어떨까요?(고등학교 3학년 때 시각장애인 도움 봉사활동에서 동기를 얻어 사이언스 워크숍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이제 방금 고등학생이 된 여러분들게 이 당부의 말씀이 와닿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꼭 명심했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절대 고등학교 1, 2학년 때 모의고사(학력평가)에서 성적이 잘 나온다고 내신을 버리고 ‘정시파이터’로 전향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고등학교 1, 2학년 때 모든 모의고사를 통틀어 5개 이상 틀려본 적이 없었습니다. 올 1등급은 당연했고요...하지만 고3에 올라와서 3월 학력평가를 치뤘을 때 난생 처음으로 모의고사에서 ‘2등급’이라는 성적을 받게 되었고, 6월 모의평가에서는 ‘3등급’과 ‘4등급’이라는 숫자를 제 성적표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내신과 비교과에 치중하느라 수능 공부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1, 2학년 모의고사와 고등학교 3학년 모의고사,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능은 천지차이입니다. 정말 N수생처럼 절실하게 수능공부를 할 자신이 없는데 단순히 수치적으로 내신성적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온다고, 실질적으로는 ‘정시 당했다’인데 ‘정시파이터’라고 자신을 합리화하지 말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내신성적이 저조할 때 회피의 수단으로 정시를 섣부르게 결정하지 말고, ‘과연 내가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자신의 과거를 성찰하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자신이 내신성적이 잘 나온다고 수능공부를 아예 하지 않고 내신과 비교과 활동에만 치중하는 것도 지양했으면 합니다. 특히 3학년 내신은 완전히 수능형으로 나오기 때문에, 수능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3학년 내신을 말아먹는 최악의 상황이 닥쳐올 수 있습니다. 모의고사와 수능은 천지차이이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려는 학교와 학과의 수능최저 등급을 맞추겠다는 생각으로 수능공부를 하지 않고, ‘만약 내가 수시 원서 6개를 다 떨어진다면...?’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수능공부에 힘쓰는 것이 올바른 수험생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하기 전에 저의 원서 접수 썰을 하나 풀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3년간 꿈꿔왔던 서울대 지균 카드를 학교선생님, 부모님과의 상담을 통해 다소 안정적인 전공으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치열하게 꿈꿨던 서울대 의예과 목표를 도전조차 하지 않고 단념해버린 저의 모습을 마주 했습니다. 선배들의 입결이 없다는 이유로, 내신성적이 1.0X가 아니라는 이유로, 어차피 일반고는 일반전형에서 뽑힐 수 없다는 통계적인 근거를 이유로, 특목, 자사고, 영과고 학생들의 화려한 생기부에 밀리면 어쩌지, 6광탈하면 어쩌지...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안정 카드’를 원했던 저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실패해도 도전을 해 보는 것에서 인생에서 크게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9월 12일(원서접수 마감 전날) 밤 10시에, 담임선생님께 서울대 지역균형전형 지원을 포기하고 ‘서울대학교 일반전형 의예과’ 지원을 결심했다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제가 과연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요? 여러 번 강조하지만, “쉬운 길로 가지 말고 가장 어려워도 도전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이라는 말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입시는 정말 정직한 것 같습니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나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입시 성공은 필연적으로 따라와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매 학기 말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그리고 자신의 학생부를 보면서 누구나 ‘불확실성에서 오는 두려움’의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고등학교 3년간 제가 수없이 흘린 눈물과 억울함, 분노, 짜증 등의 감정이 결과론적으로 ‘입시 성공’으로 미화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귀한 시간에 수만휘에서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을 응원하며,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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